옛것이 좋다[2] - 연탄의 기억

연탄.

겨울이면 집개로 집어 아궁이에 넣고 빼던 그 연탄.

아무리 옛것이 좋아도 무슨 연탄이 좋겠냐 만은, 그 추억을 잊을수가 없다.
추운 겨울이면 연탄을때워 차가운 방바닥을 뜨끈뜨끈하게 대워주고,
초반에는 데일 정도로 너무 뜨거워 아궁이에서 멀리 떨어진 구석에 누웠지만,
그리 그것이 따뜻하고 좋다고 아랫묵에 누우시던 부모님. 그때야 별 생각 없이 지나가던 순간들이었지만, 지금생각하면 여운이 남는 애뜻한 추억들이다.



5층 아파트에서 연탄을 가지고 내려와야 했기에 언제나 그래도 내가 남자라고 아침이면 들고 내려왔는데, 위아래 연탄이 딱하니 달라붙어 같이 나올때는 그렇게 기분이 좋을수 없었다.
보통 따뜻함을 유지하려고 연탄불이 꺼지는 일은 거의 없지만 휴가를 갔다 온다거나 설날이라고 할머님들을 뵙고 몇일후에 돌아온 후면, 집에 들어가기도 전에 아궁이에 연탄넣고 번개탄 넣고 조금이라도 빨리 불붙이고 했던 기억이 남는다..

물론 싫을때도 있었다.

눈이온 바로 다음날. 그 하얗고 이쁜 눈들이 아침이면 연탄들과 뒤엉켜 더럽게 변해있다. 아 뭐가 그렇게 바빠서 연탄들을 깨서 풀었는지, 등교할때 즈음이면 주차되어있는 차 위에 있는 눈들로나 겨우 눈싸움을 할수 있었다. 물론 열받는다고 연탄을 던질때도 있었지만.
그리고 가끔 나오는 연탄가스에 질식한 뉴스를 보면서 혹 우리집에 그런일이 있을까 긴장하고 잔적도 있었다..


요즘은 얼마만큼 연탄을 때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요즘 연탄을 쓰지 않는다면 그때도 그랬지만 다른 연료, 가스나 태양열 등으로 대쳐하여 쓰고 있을것이다. 매일 갈주어야 하는 불편함, 쓰고 남은것에대한 처리, 배달의 어려움 등의 연탄을 쓰지 말아야할 이유들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인걸 안다.
하지만 연탄이 나에게 준것이 있다면 인생에 대한 고마움이다. 삶에대한 존경이다.
정말 인생을 험하게 사신분들이 많으셔서 이런말을 하면 무례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연탄과 더불어 살면서 얼마나 인생이 힘들게 돌아가는지. 돈의 힘이 어떤건지를 너무 잘 배웠다. 매일 갈아주어야했고, 매일 버려줘야했고, 따뜻하려면 일을 해야했고, 돈이있다면 가스로 연료를 태워서 편하게 지낼수 있음도 몸으로 잘 배웠다.
그당시엔 생각없이, 혹은 불평으로 했을 일이지만, 그것도 잠시 나에겐 추억이 되고 값진 몸으로 체험한 인생의 교훈이 되었다.

사뭇 이야기가 심각해졌지만, 하고싶은말은 간단하다.
옛것이 불편해도 좋을때가 있다 라는것이다.. :)



사진은 http://news.joins.com/society/200310/16/200310161800461371300037003710.html 에서 퍼왔습니다.

by 일모리 | 2005/03/24 19:19 | 짧은 일모리 생각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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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지니 at 2005/03/25 02:36
중학교까지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그때까지 저희집은 연탄을 주로 사용했는데.. 겨울이면 거기에
이것저것 구워먹는게 참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네요.
Commented by 일모리 at 2005/03/25 08:00
예. 옛것이 좋을때가 있다니까요~ :)
Commented by 지조자 at 2005/03/25 10:04
석유값이 너무 비싸지니 연탄이 그리위지긴 하는군요...
연탄이 불편하긴 불편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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